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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밝혀진 진실의 칼날, 2년 만에 '사기 공범' 누명 벗은 남현희

by 신기황 2025.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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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가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선수와 '재벌 3세'를 사칭한 전청조 씨의 결혼 발표와 이어진 사기 행각 폭로. 당시 대중의 시선은 남현희 선수에게도 날카로운 칼날처럼 향했습니다. "어떻게 저런 사기꾼에게 속을 수 있나?", "혹시 공범 아니야?"라는 의심과 비난이 쏟아졌고, 한때 국민 영웅이었던 그의 이름 앞에는 '사기 공범'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습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지난 9월 12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3민사부는 전청조 씨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남현희 선수를 상대로 제기한 11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남현희 씨는 전청조 씨의 공범이 아니다"라며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남현희 역시 원고와 마찬가지로 전청조의 실체에 대하여 알지 못하였다"며, 그 역시 전청조 씨의 거짓말에 속아 '진짜 재벌 3세'라고 믿었던 피해자임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이 판결은 단순히 한 사람의 민사 소송 승리를 넘어, 지난 2년간 굳어졌던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남현희 선수가 공범이라는 의혹에 대해 경찰은 이미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지만, 대중의 시선은 쉽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미 '공범'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진 상황에서, 그의 명예는 땅에 떨어졌고, 펜싱 협회 제명과 7년간의 지도자 자격 정지라는 현실적인 타격까지 입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왜 '피해자'였나?

법원은 남현희 선수가 전청조 씨의 사기 행각에 고의적으로 가담했거나 방조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다음의 이유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철저하게 기만당한 피해자: 전청조 씨는 남현희 선수에게도 자신을 '재벌 3세', '파라다이스 그룹 혼외자' 등으로 속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경호원과 가짜 서류 등을 동원해 신뢰를 쌓았고, 남현희 선수 역시 다른 피해자들과 마찬가지로 그 정교한 거짓말에 속았습니다.
  2. 직접적인 가담 증거 부재: 피해자들의 진술과 수사 자료를 종합해 볼 때, 남현희 선수가 전청조 씨의 사기 행각을 알고 있었거나, 직접적으로 사기 행위에 가담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전청조 씨의 사기 사실이 드러난 후, 남현희 선수 역시 큰 충격과 피해를 입었습니다.
  3. 사기 행위와 연관성 없음: 법원은 남현희 선수가 전청조 씨로부터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전청조 씨의 사기 행위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가 받은 금품은 연인 관계에서 오간 것이었으며, 사기 범행을 목적으로 한 대가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법원의 판단은 '상식적인' 관점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사기 범죄에서 공범 관계가 성립하려면 '고의성'과 '가담' 여부가 핵심입니다. 남현희 선수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전청조 씨를 소개하거나 투자를 유도하는 등의 직접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으며, 스스로도 사기 피해를 당한 당사자였습니다.

피해자를 위한 언론의 자세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는 언론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사건 초기, 자극적인 제목과 가십성 보도는 남현희 선수를 '사기 공범' 혹은 '공범과 다름없는 사람'으로 쉽게 낙인찍었습니다. '국민 영웅'의 몰락이라는 극적인 서사는 조회수를 높였고, 전청조 씨의 기이한 행각과 맞물려 '가십의 대상'으로 전락시켰습니다.

하지만 언론은 사건의 본질을 깊이 있게 파헤치기보다는, 자극적인 프레임을 덧씌우는 데 급급했습니다. 추측과 의혹을 사실인 것처럼 보도했고, 결과적으로 남현희 선수와 그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습니다. 물론,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사건을 보도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무분별한 추측과 비난으로 이어져서는 안 됩니다. '피해자'일 수 있는 사람을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것은 언론의 본분을 망각하는 행위입니다.

앞으로 언론은 다음과 같은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 진실에 대한 탐구와 신중한 보도: 단편적인 정보와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사건의 전후 관계를 충분히 파악하며 신중하게 보도해야 합니다.
  • 추측성 보도 자제: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의혹과 추측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하는 것을 지양해야 합니다.
  • 피해자 보호: 사기 사건의 피해자는 단순히 금전적 손실만 입는 것이 아닙니다. 정신적 고통과 사회적 낙인 등 2차 피해를 겪을 수 있습니다. 언론은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며, 무분별한 신상 공개나 비난을 멈춰야 합니다.
  • 정확한 정보 정정 및 후속 보도: 잘못된 보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정정하고, 법원의 판결과 같은 중요한 후속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여 대중의 오해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마치며:

남현희 선수는 이번 판결로 비로소 '사기 공범'이라는 무거운 꼬리표를 떼어냈습니다. 그러나 이미 그에게 가해진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립니다. 누군가를 단정 짓고 비난하는 데는 한순간이지만, 그 오해를 풀고 명예를 회복하는 데는 뼈아픈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이제 우리는 그에게 진심 어린 위로와 함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해야 할 때입니다. 그 역시 한때는 국민의 영웅이었고,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였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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