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지역에서 전기차 확산이 더딘 양상을 띠자, 자동차 기업들은 개선된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전기차 확산의 기폭제로도 이어질까?
지난 1년간 미국에서 전기차 도입이 둔화 양상을 보였고, 포드와 같은 자동차 기업들은 수십억 달러 손실을 입었다. 이후 일부 기업들은 사업 전략을 바꿨다. '다음 충전소를 제대로 찾을 수 있을지' 걱정하는 운전자들에게 100% 전기차를 내세하는 대신, 하이브리드 같은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브리드차는 새천년이 시작되면서 처음 미국에 소개됐다. 그 선봉에 도요타 '프리우스'와 혼다 '인사이트'가 있었다. 출시 즉시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한 운전자들도 있었지만, 프리우스의 글로벌 판매량 정점은 2012년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소비자 선호는 소형차보다 대형 SUV와 픽업트럭이었던 터라,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감소세를 보였다. 그런데 요즘엔 기업들이 자사의 인기 차량에서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시장에서 인기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4xe'를 출시한 지프가 대표적인 사례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는 것은 소비자들이 관심은 있지만 아직 100% 전기차로 전환할 준비는 안 되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자동차 기업 입장에선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에 관심 있는 운전자들을 전기로 구동되는 환경에 익숙하게 해줘, 향후 100% 전기차로 전환하게 만드는 첫걸음이 될 수도 있다.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운전자들의 관심은 자료로도 확인된다. 전 세계에서 내연기관차를 많이 판매중인 혼다는 자사의 베스트셀러 모델인 '어코드'와 'CR-V'에서 절반이 하이브리드라고 말했다. 미국 혼다의 커뮤니케이션 매니저인 크리스 마틴에 따르면, 지난 몇 년 새 미국 내 혼다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은 8%에서 10%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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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우스는 도요타가 2000년 1월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처음 선보였다
혼다는 2040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고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 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운 기업이다. 지금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늘려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혼다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단기적으로 내연기관차 운전자들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일부 모델의 경우 최대 966km의 놀라운 연비와 뛰어난 성능으로 전기차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쌓게 할 기회가 된다고 말한다. 특히 100% 전기차 중 많은 모델의 주행거리는 혼다 하이브리드 모델 중 가장 주행거리가 긴 모델의 절반 정도(이 점이 북미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택할 때 가장 큰 장벽이다)다.
하이브리드 기술이 주는 이러한 혜택에 익숙해지면, 소비자들은 보다 친환경적인 100% 전기차로 넘어갈지도 모른다. 혼다가 어코드 및 CR-V 하이브리드 소유자 수십 만 명이 곧 출시될 '프롤로그 EV'로 전환하는 것에 동참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아의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이 기업의 전기화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아는 250억 달러 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전체 생산 라인에서 다양한 전기화 모델을 만들고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을 모두 제공하는 '니로'가 대표적인 사례다. 제임스 벨 기아 아메리카 대변인은 CES 2024에서 BBC를 만나 "(다양한 전기화 모델은) 집이나 직장에서 차를 충전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완전한 전기화로 가는 좋은 다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텔란티스도 소비자들을 전기차로 옮기는 데 하이브리드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및 충전 부문 수석 부사장인 리카르도 스타마티는 "우리에겐 베스트셀러 플러그인이 있다"며 하이브리드 '지프 4xe'를 언급했다. 지프는 올해 4xe 라인업에 100% 전기차 '지프 레콘'과 '지프 왜고니어 S'를 동시에 출시할 예정인데, 이것이 소비자들이 다음에 넘어갈 잠재적인 단계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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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로 하이브리드는 기아차의 주요 전기화 모델 중 하나다
전기차로의 전환이 빠를수록 환경에도 유익하다. 그러나 천천히 전환하면, 도로 위에서 대량의 전기차를 지원할 수 있는 보다 나은 인프라를 개발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
전기차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것은 고속 충전 시설의 부족이다. 이 때문에 시장 경쟁자인 혼다와 기아, 현대, 스텔란티스, 메르세데스-벤츠, BMW, 제너럴 모터스는 지난 여름 2030년까지 북미 전역에 3만 개 이상의 고출력 DC 충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결성했다.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만들어진 지역 및 국가 차원의 이니셔티브들도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충전 인프라 설치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들은 100% 전기차에 대한 운전자의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전기차 가격은 앞으로 몇년 새 하락할 전망이고, 이러한 가격 변동에 소비자들의 관심도 크다. 글로벌 전략 컨설팅 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자동차 부문 파트너인 악샤이 싱은 전기차는 2026년 및 2027년쯤에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브리드차나 충전 인프라 확대 등은 앞으로 운전자들이 100% 전기차로 전환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새로 출시된 하이브리드 모델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도로 위나 장거리 주행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꾸준히 등장할 가능성 또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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