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승리 4일 만에 총 맞은 ‘러시아 심장’…미국, 2주 전 테러 경고
모스크바 총기난사·화재 최소 62명 사망
러 “우크라 쪽 관여 밝혀지면 자비 없다”
우크라 “테러에 결코 의존하지 않는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공연장에서 테러범들의 총격으로 적어도 62명이 숨지고 145명 이상이 다쳤다. 이슬람국가(IS·아이에스)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3월 초 러시아 당국에 대형 테러 정보를 경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각) 모스크바 도심 북서부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 최소 4명의 무장 괴한이 들어와 무차별적으로 총을 난사했고, 이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테러로 최소한 62명이 숨지고 145명 이상이 다쳤으며, 사망자는 더 늘어나고 있다. 테러범들은 공연장을 찾은 관중들을 향해 총을 쐈다. 이후 공연장에 불을 질러 대형 화재로 번졌고, 공연장의 지붕이 무너졌다.
이슬람국가는 텔레그램 채널에 성명을 내어, 이 테러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테러는 러시아에서 2000년 전후 체첸 분리독립주의자들이 벌인 일련의 테러공격 이후 최대 테러 사건이다.
-이슬람국가 “우리 소행” 텔레그램 성명-
이번 사건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 접어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선에서 승리해 5선 집권에 들어간 가운데 발생해, 푸틴 정권을 향한 중대한 도전으로 간주된다. 미국은 지난 3월7일 이 같은 테러에 대한 경고를 발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이 미국 시민들에게 모스크바의 공연장을 피하라는 경보를 발령했다고 보도했다. 이 경보는
“대사관은 극단주의자들이 모스크바에서 공연장을 포함한 대형 집회를 공격하려는 임박한 계획이 있다는 보고를 주시하고 있고, 미국 시민들은 향후 48시간 동안 대형 집회를 피하라는 권고를 받아야만 한다”
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의 경고는
“명백한 협박 같고,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불안정시키려는 의도”
를 닮은
“도발적인”
성명이라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이 이번 주 초에 보도했다. 미국은 치명적인 위협을 외국 정부에 전달하도록 하는 정책을 갖고 있으며, 이에 따라 모스크바 당국에도 이 같은 정보가 전달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 정보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전달됐다”
고 신문에 밝혔다. 미국의 한 관리는
“우리는 러시아 내에서 공격하려는 이슬람국가에 관해 지난해 11월부터 일련의 정보 흐름을 갖고 있다”
고 말했다. 하지만 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비서관은 지난 7일 모스크바 주재 대사관 경보가 이 공격과 관련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끔찍한 공격에 대한 어떠한 사전 정보도 모른다”
고 말했다.
이날 테러 공격은 러시아 록밴드 피크닉의 공연을 보려고 모여든 관중을 겨냥했다. 테러범들은 총기 난사에 이어 폭탄을 터뜨리며 불을 질렀다.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테러범들이 총기를 난사하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이 동영상들을 보면, 자동소총을 가진 2명이 공연장 안으로 들어오고, 이들이 불을 지르고, 외치는 목소리가 들리고, 그 뒤에서 총격 소리가 끊임없이 울린다.
-총격 이어 폭탄 터뜨려 불…공연장 지붕 붕괴-
또 총을 들고 모자를 쓴 테러범 4명이 표적 거리에서 비명을 외치는 사람들을 겨냥해 총을 쏘는 장면도 있다. 공연장 경비원들은 총을 소지하지 않았고, 일부는 공격이 시작되자마자 죽었다.
테러범들은 군경이 도착하기 전에 도망갔다고 일부 러시아 언론들은 보도했다. 경찰은 테러범들이 사용했을 수도 있는 차량 몇대를 찾고 있다고 러시아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번 달 초 러시아 보안 당국은 이슬람국가의 한 조직이 모스크바의 유대교 회당을 공격하려던 것을 저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당국은 또 분리주의 운동이 벌어지는 캅카스 지역의 인구셰티아에서 6명의 이슬람국가 조직원들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는 이슬람국가는 시리아에 근거지를 두고 아프간 및 중동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러시아에서 이 같은 대형 테러 공격을 벌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슬람국가는 최근 몇년 동안 소련의 옛 지역에서 대원들을 모집해, 분리독립 운동이 벌어지는 캅카스 지역 등에서 테러 공격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러시아 연방의원들은 이번 사건이 터지자 즉각 우크라이나가 배후에 있다고 비난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보위원회 의장은
“만약 이번 공연장 공격에 우크라이나 쪽 관여가 밝혀지면, 이런 분노를 자아낸 국가 관리를 포함한 관련된 모든 이들을 반드시 추적해 자비 없이 죽일 것”
이라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우크라이나는 결코 테러 사용에 의존하지 않는다”
며
“이 전쟁에서 모든 것은 오직 전장에서만 결정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날 테러 공격에 앞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전력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으로 최대 수력발전소 및 다른 에너지 시설들을 마비시켰고, 100만명의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정전을 겪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000년대 초 체첸 분리독립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에 시달렸다. 지난 2002년 10월 체첸 분리독립 테러범들은 모스크바 극장에서 800명의 인질을 이틀 동안 잡고 있었으나, 러시아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인질 129명이 숨지고 41명의 테러범이 숨졌다. 2004년 9월에는 약 30명의 체첸 무장대원들이 러시아 남부 베슬란에서 학교를 장악하고 수백명의 학생을 인질로 잡았다가, 이틀 뒤 330명 이상이 숨지는 유혈 비극으로 끝났다.
1999년 12월31일에 보리스 옐친 당시 대통령의 사임 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임명된 푸틴은 취임 당일 체첸을 방문하며 분리독립 저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는 체첸의 테러 공격에 강경 대응했다. 푸틴은 체첸의 분리독립 전쟁 및 테러공격을 강경 진압해 국민적 인기를 높였다.
출처
글,그림 :한겨레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추가소식:러, 테러 용의자 4명 체포…최소 208명 사상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무차별 총격과 방화 테러를 벌인 용의자 4명이 체포됐다.
로이터통신과 리아노보스티(RIA) 통신을 보면,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은 23일(현지시각) 테러 행위에 직접 가담한 테러 용의자 4명을 포함해 11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크렘린궁을 인용해 더 많은 공범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 하원(두마) 정보위원장 알렉산드르 힌시테인 의원에 따르면, 당국은 이날 새벽 러시아 남동부 브랸스크 지역에서 도주하던 르노 승용차와 추격전을 벌인 끝에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경찰에 쫓긴 도주 차량이 전복되며 한 명은 현장에서 검거됐고, 다른 한 명은 인근 지역 수색을 통해 오전 3시50분께 붙잡았다.
전날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에서 수천 명이 모인 밤 콘서트를 앞두고 무차별 총격과 방화 테러로 현재까지 최소 62명이 숨지고 146명이 다쳤다. 총격 직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분파인 이슬람국가호라산이 배후를 자처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추가:모스크바 테러 용의자 “돈 벌기 위해…총격 사주 받아”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무차별 총격 및 방화 테러를 한 용의자들이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 범행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 방송사 러시아투데이(RT)의 편집장 마르가리타 시모냔이 이날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검거된 테러범 용의자 중 1명은 당국의 신문 과정에서
“지시자가 공연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살해하라는 임무를 맡겼다”
고 말했다. 이 용의자는 자신이 돈을 벌기 위해 범행했으며, 지난 4일 튀르키예를 통해 러시아로 입국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는 전날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자동소총을 무차별 난사해 최소 115명을 숨지게 하는 등 200여명의 사상자를 낸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해 이 사건 관련자 총 11명을 검거했다.
조사위원회는 핵심 용의자 4명이 모두 모스크바 남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브랸스크 지역에서 검거됐다고 설명했다. 조사위는 이들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00㎞ 떨어진 곳에서 붙잡혔으며, 이들이 국경을 넘으려 시도했고 우크라이나 측과 접촉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테러범들과의 연관성을 즉각 부인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추가2:‘푸틴 반대’ IS호라산이 모스크바 테러…“이슬람국에 개입 말라”
“러시아의 아프간·체첸·시리아 개입 비난해와”
이슬람국가(IS)의 한 분파…중앙아시아서 활동
미군 아프간 철수 뒤 탈레반정권과 세력 다툼
22일(현지시각) 모스크바의 대형 공연장을 공격해 20여년 만에 러시아에 최대 테러를 가한 세력은 이슬람국가(IS)의 한 분파인 이슬람국가호라산이다. 이슬람국가호라산은 이번 테러에 앞서 지난 2월에도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추모식에서도 대형 테러를 감행해, 국제적인 경보와 함께 그 동기와 배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슬람국가호라산은 테러 직후 즉각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미국도 이슬람국가의 범행이라고 확인하고 있다. 이슬람국가호라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주로 활동하는 이슬람주의 무장단체다. 지난 2015년 파키스탄탈레반에서 불만을 품고 이탈한 대원들이 창립했다. 호라산은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가니스탄 일대를 지칭하는 옛 지명이다.
이슬람국가호라산은 이슬람국가가 2015년 시리아와 이라크 일대를 점령하고 준국가세력으로 부상했을 때 그 분파로 창립됐다. 이슬람국가가 연합군의 공격을 받아 2019년 이후 거의 세력이 소멸된 이후에도 이슬람국가호라산은 아프간을 거점으로 세력을 유지해왔다.
수니파 극단세력인 이슬람국가호라산은 아프간의 집권세력인 탈레반에 반대하며 세력 다툼을 벌여왔다. 특히, 이슬람국가호라산은 2021년 8월 아프간에서 미군이 완전 철수할 무렵 탈레반과 서방 국가를 상대로 일련의 테러 공격을 가하며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미군 및 아프간 탈레반은 이들을 소탕하는 작전을 지속해왔다. 이들은 2021년 8월 미군이 철수하던 아프간 카불 국제공항에서 자살폭탄테러를 벌여, 미군 13명 및 170명의 민간인을 살해했다.
이 공격으로 이슬람국가호라산은 국제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했으나, 그 이후 미군의 공습 및 탈레반의 반격으로 지도급 인사와 대원 상당수를 잃었다. 현재는 기존의 절반인 1500~2000명으로 세력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슬람국가호라산은 지금도 아프간에서 탈레반 정권을 위협하는 주요한 세력으로 남아있고, 탈레반은 이들과의 전투를 지속하고 있다.
이슬람국가 세력은 2015년 이후 러시아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2015년 이집트 시나이 반도를 비행하던 러시아 여객기가 폭파돼 224명이 숨졌는데, 이슬람국가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2017년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15명이 숨졌는데, 이 사건 역시 이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소련 붕괴 이후 캅카스 지역의 체첸 등 무슬림 지역에서는 분리독립 운동이 벌어져, 이슬람주의 무장세력들이 러시아를 상대로 무장투쟁을 벌여왔다. 이들 이슬람주의 무장세력 중 일부가 2015년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가 성립하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9년 이후 시리아 및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 세력이 제거되자, 이슬람국가호라산이 그 뒤를 이어 아프간을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이슬람국가호라산은 지난 2월9일 이란 케르만에서 열린 카심 술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추모식 때 폭탄테러로 84명을 숨지게 했다. 이 테러로 이슬람국가호라산은 이란 및 중앙아시아의 옛 소련 지역에서 주요한 테러공격 위협 세력으로 다시 부각됐다.
미국 뉴욕의 보안자문회사인 수판그룹의 대테러 분석가인 콜린 클라크는 뉴욕타임스에
“이슬람국가호라산은 지난 2년 동안 러시아에서 입지를 굳혀왔다”
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난하는 선전전을 펼쳐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슬람국가호라산은 아프간, 체첸, 시리아 등지에서 러시아의 개입을 들면서, 크렘린이 무슬림들의 피로 손을 적시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미국도 최근 들어 이슬람국가호라산의 위협을 다시 주시해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군 사령관들은 미국이 페르시아만의 미군 기지에서 이슬람국가 및 알케에다 대원들을 겨냥한 원거리 공격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마이클 쿠릴라 미 중부사령관은 지난 21일 하원 청문회에서 이슬람국가호라산이
“경고없이 6개월 내에 해외에 있는 미국 및 서방의 이익시설을 공격할 능력과 의지를 갖췄다”
고 증언했다. 미국은 이번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가 일어나기 전인 3월초 관련 정보를 입수했고, 자국 국민들에게 대형 집회를 피하라는 경보를 발령하고 러시아 쪽에도 통보했다.
“이번 달 초 미국 정부는 모스크바에서 테러 공격 계획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고, 이는 공연장을 포함한 대형 집회를 겨냥한 것”
“이 정보를 러시아 당국과 공유했다”
“선전선동”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가장 큰 이득을 취하는 사람은 푸틴이기에. 지난 30년간 조작된 사건의 배후는 푸틴이지만 설계자가 있을것으로 보여집니다.-어디까지나 저의 소설임
‘러시아 테러’ 100명 구한 15살 “사람을 뒤에 남겨두면 안 되잖아요”
비상구 대피 도운 10대 할릴로프·돈스코이
테러범 타지키스탄 출신…이민자 혐오 커져
영웅 대접 받는 할릴로프 역시 이민가정 2세
무차별 총격과 방화로 최소 139명이 숨진 러시아 모스크바 테러 현장에서 일하고 있던 10대 소년들이 사람들의 대피를 도왔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각) 비비시(BBC) 보도를 보면, 이슬람 할릴로프(15)와 아르툠 돈스코이(14)는 지난 22일 모스크바 ‘크로커스 시티홀’ 테러 현장에서 사람들의 대피를 도운 공로로 이날 러시아 아동권리위원회에서 상을 받았다.
“모두 빨리 이쪽으로 뛰세요”
테러 당시 이들은 공연장의 물품보관소에서 일하고 있었다. 할릴로프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격이 시작됐을 때) 수리 작업 때문에 시끄럽거나 누군가 난동을 부리는 줄 알았다. 사람들이 뛰어가는 걸 보고서야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다”
고 말했다. 할릴로프와 돈스코이는 다른 직원들과 함께 곧 당황한 이들을 비상구로 안내했다. 할릴로프는 사람들과 탈출하며 직접 찍은 영상에서
“모두 빨리 이쪽으로 뛰세요”
라고 말하고 있다. 당시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도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지 축구팀인 에프시(FC)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는 축구 팬인 할릴로프를 초대하고 경기 입장권을 선물했으며, 러시아 래퍼인 모르겐시테른은 할릴로프에게 감사의 표시로 100만루블(약 1400만원)을 전달했다.
한편, 테러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4명이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 국적자로 드러났고,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테러 배후를 자처하면서, 테러 이후 중앙아시아인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혐오가 높아진 상황이다. 비비시는 자유유럽방송(RFE/RL)을 인용해 키르기스스탄 출신자들이 러시아 입국을 거부당하고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이틀째 갇혀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탈출을 도운 공로로 현지에서 ‘영웅’ 대접을 받는 할릴로프 역시 키르기스스탄 출신 부모를 둔 이민자 2세다. 할릴로프는
“너무 무서웠지만 내 뒤에 누군가를 남겨놓아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며
“솔직히 내가 영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 일의 일부였을 뿐”
이라며
“100명이 죽는 것보다는 나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낫다”
고 말했다. 러시아의 무슬림 지도자인 무프티 셰이크 라빌 가누트딘은 29일 할릴로프에게 최고 무슬림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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