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선 부자들이 다니는 병원의 의료수준이 매우 높고, 돈이 없는 일반인들이 다니는 병원은 예산문제때문에 질이 굉장히 떨어지는데 쿠바는 그나마 의료인력이라도 넘친다는 장점은 있다. 그러니까 중남미에서는 쿠바가 그나마 나은 축이리는 것이다. 다만 이를 바탕으로 쿠바의료가 매우 뛰어나고 이상향과 같이 받아들이는 것은 쿠바의 어두운 현실을 모르는 어리석은 착각이다. 쿠바는 주요 병원들 가운데에서도 수술장을 가동시키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의료 자원 및 시설의 수준이 형편없이 낮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평균수명 및 영아사망률의 차이는 감염병과 개인위생의 개선만으로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음이 증명된 바도 있다.
국내에서는 무상치료만이 부각되고 있으나, 쿠바의 인구대비 의사의 수는 165명당 1명으로 세계 최다를 자랑하며 패밀리 닥터제에 의한 기초 건강 보장(Primary Health Care)은 그럭저럭 괜찮다. 쿠바의 경제에 비한다면 의료체계는 인적자원에 대해산 단순하게 양적으로는 선진국들 이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렇게 1차의료가 발달해 있지만 전반적인 사정은 그리 좋지 않은 편이다. 90년대 소련이 붕괴하여 지원이 끊어진 이후로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계속되는 경제위기로 인하여 유능한 의료자원들의 해외로 가서 일하고 있기도 하고, 거기에 더해서 아예 쿠바 국적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반적인 인프라는 개발도상국 수준이며, 대다수 의약품을 자급자족한다. 약품을 만드는 재료의 완전 자급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원재료를 수입해야 하는데 이에도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상황이 90년대에 비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의약품이 많이 부족하다. 특히 의사는 많지만 오래 숙련된 의사는 드물고 병상 부족은 심각한 수준으로 패밀리 닥터제와 한의학 체계를 적극 도입한 것도 약품과 병상 부족을 메꾸기 위한 차선책이다. 병아리 의사라도 의사는 의사로 기본적인 차원에서 관리하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없을 뿐더러 1차 의료에 집중하여 환자를 돌보지 않으면 2차 의료에서는 감당할 수 없을만큼 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간단한 질병들만 앓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천국이지만 중한 질병을 스크리닝할려고 하거나 혹은 어느정도 입원해서 치료받아야하는 경우, 쿠바의 의료시스템은 지옥도에 가깝다. 대기시간도 길 뿐더러 숙련된 의사들도 적어 제대로 된 처치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런 연유로 생각보다 쿠바에도 암거래 의료시장이 형성되어있는데 X-ray 한장을 찍고 빠르게 판독받기 위해서는 무려 한장에 6~7만원을 지불해야한다.
마이클 무어는 자신의 다큐멘터리 식코에서 쿠바와 비교하여 미국의 의료보험체계를 비난했지만 사실 쿠바의 의료 체계는 한국에 잘못 알려진 만큼 '이상향'따위는 결코 아니다.참조. 요약: 귀에 이물질이 들어가서 병원에 갔는데, 처음 간 병원에서는 그냥 집가서 귀에 식용유 부으라는 처방을 해줬고, 두번째 간 병원에선 의사보는데 2시간 넘게 기다렸다. 그것도 외국인이! 쿠바같은 사회주의 국가는 특성상 자국인보다 외국인에게 더 많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외국인이 이 정도면 자국인에 대한 의료 서비스 역시 질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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