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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나비아에서 빅서까지: 세계 최고의 비치 하우스 8곳

by 신기황 2024.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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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FIELD ARCHITECTURE/JOE FLETCHER

비치 하우스(해변 주택)는 해안가 모래가 가진 고유의 특성과 거센 바람, 경사진 지형의 문제를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하고 멋진 디자인을 갖춘 비치 하우스들을 소개한다.

경사진 지형과 해안선의 변화를 견뎌내고, 멋진 풍경을 담고 있어야 하며, 악천후나 해변의 이글거리는 태양과 무관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 등. 건축가가 최고의 비치 하우스를 설계할 때는 이런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이런 상황은 스코틀랜드 하일랜드든 캘리포니아 빅서든 대부분의 해변이 마찬가지다.

덴마크의 건축가 메테 랭은 덴마크 해안은 "날씨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해안에 지을 집을 설계할 때는 바람의 방향이 다양하게 바뀌더라도 이용할 수 있는 실외 공간과 주택의 방향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설계한 비치 하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 책 '어스, 스카이, 앤드 워터(Earth, Sky & Water)'를 펴냈다.

시애틀 소재 건축사무소 '올슨 쿤딕'의 톰 쿤딕은 비치 하우스를 설계할 때 고객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집이 주변 풍경과 해변에 얼마나 연결되기를 원하시나요? 공공 해변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사생활 보호는 어느 수준까지 원하나요?"

 

비치 하우스가 날씨와 상관 없이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집의 디자인과 거주자의 태도 모두가 적합해야 한다.

사진 출처,METTE LANGE/ DITTE AGUSTE MØRKHOLT

 

1. 메테 랭이 만든 덴마크 서쪽 해안 모래 언덕 '셸터'

메테 랭은 BBC에 유틀란드 반도에선 "매서운 서풍이 불면 야외 활동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래서 셸터는 일 년 내내 안식처처럼 쓸 수 있는 남향의 안뜰을 만들었다. 그는 "이 뜰에서는 집 안을 관통해 바다까지 내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셸터 인근 집들은 대부분 모래 언덕 뒤쪽에 있다. 반면 셸터는 물에 가까운 가파른 경사면 위에 세워졌다. 이 곳에는 이 일대의 유일한 녹지라 할 수 있는 '마람그래스'(모래 언덕의 모래가 날리지 않게 해주는 풀)가 있다. 랭은 저서에서 "이 지역의 섬세한 풍경을 최대한 그대로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셸터는 내부 구조를 가파른 경사면을 따라 해안까지 이어지도록 촘촘하게 짰다. 바람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남쪽 면은 언덕의 돌출부 아래로 파고 들어가게 만들어, 태양이 높을 때도 햇빛이 많이 들지 않는다.

사진 출처,CREDIT: METTE LANGE/ HAMPUS BERNDTSON

2. 메테 랭이 만든 덴마크 오르드럽 네스 해안가 안뜰 주택

오르드럽 네스는 코펜하겐 인근 반도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랭이 이 마을에 만든 보금자리는 유리 미닫이문을 열면 거실이 지붕이 있는 베란다로 변신한다. 서향의 안뜰은 뉘엿뉘엿 넘어가는 하루의 마지막 햇살까지 붙잡아 준다. 물론 햇빛이 너무 강할 때는, 루브르(슬라이딩 도어)를 닫을 수 있다.

랭은 저서에서 이 집 부지 자체는 넓었지만 "해안선과 이격 거리 때문에 300㎡ 미만의 작은 삼각형 형태로 집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외벽은 수직 삼나무 패널로 덮었고, 문과 창문은 마호가니(적갈색의 열대사 나무)로 만들었다. 책에 있는 설명에 따르면, 이 나무들은 모두 "시간의 흐름과 함께 서서히 은회색으로 변할 것"이다.

사진 출처,OLSON KUNDIG/ RORY GARDINER

3. 올슨 쿤딕의 호주 시드니 빌골라 비치 하우스

톰 쿤딕은 BBC에 “폭풍우와 강풍, 홍수, 강렬한 햇빛이 빌골라 해변의 역사이자 이곳을 아름답게 만드는 요소”라고 말했다. 건축사무소 올슨 쿤딕은 이러한 특징을 가진 이곳에서 모래와 물이 건물 아래로 드나들 수 있도록 콘크리트 말뚝을 세우고, 그 위에 집을 지었다. 그리고 맞춤형 외부 셔터 시스템을 만들어, 날씨가 안 좋을 때는 집을 완전히 밀폐할 수 있게 했다.

이 집의 안뜰은 햇빛이 중심부로 들어올 수 있게 해주고, 중앙에 설치한 수도는 더운 날 공기를 식혀준다. 쿤딕은 이와 더불어 콘크리트 벽의 색상을 이 해변의 모래 언덕과 절벽과 맞췄다. "집이 모래 언덕에서 솟아난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사진 출처,OLSON KUNDIG/ JOE FLETCHER

4. 올슨 쿤딕의 캘리포니아 말리부 '카본 비치 하우스'

비치 하우스라고 해서 모두가 외진 곳에 있는 것은 아니다. 카본 비치 비치하우스는 말리부 해변과 6차선의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바다를 향해 있어, 파도 소리가 가득한 집이다. 또한 모래 위에 맞춤형으로 만든 자체 배수 부두 위에 세워져, 만조나 파도가 높은 상황에서도 안전하다.

톰 쿤딕은 이 집은 "외관을 불투명한 콘크리트로 만들어 혼잡한 도로와 단절시키는 한편, 반대편은 바다와 수평선을 향해 이어지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유리벽을 두른 안뜰과 선인장 정원은 실내에서도 햇빛과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바다쪽 벽에는 반응형 루버가 있어 투과되는 햇빛과 태양열의 양을 조절하고 공공 해변으로부터 사생활을 보호해주는 한편, 집을 비울 때는 내부를 완전히 가려준다.

 

사진 출처,ERLING BERG/ CARLOS ROLLÁN

5. 에를링 베르그의 노르웨이 남부 해안에 있는 'I/O 캐빈'

덴마크는 지붕을 뾰족하게 만드는 게 전통이다. 하지만 덴마크의 해변 마을 리쇠르에 에를링 베르그가 만든 I/O 캐빈은 이를 거스른다. 캘리포니아에서 공부한 베르그는 평평한 캔틸레버 지붕 라인이 특징인 캘리포니아의 기능주의를 이 집에 적용했다. 그렇게 만든 I/O 캐빈의 평평한 지붕은 1m 두께의 눈도 버틸 수 있다고 한다.

 

I/O 캐빈은 급변하는 날씨에 구애되지 않고 실내와 실외를 돌아다닐 수 있는 순환 구조를 갖췄다. 하나의 캔틸레버 지붕 아래 커다란 데크가 있고 그 주위에 세 개의 개별 공간이 있는 식이다. 집을 지을 때는 경사진 지형 위에 나무 기둥을 세우고, 현지에서 조달한 가문비나무 외장재를 둘렀다. 자연 목재를 오랫동안 보존하고자, 회색 안료로 외장재를 마감했다. 그러다보니 만들어질 때부터 자연스럽게 풍화된 느낌을 주는 외관이 만들어졌다. 이 색감은 1950년대와 60년대에 노르웨이 해안에 많이 만들어졌고 여전히 남아 있는 여름용 주택의 특징이기도 하다.

사진 출처,ZOZAYA ARQUITECTOS/ RAFA GAMO

6. 조자야 아키텍토스가 멕시코 지와타네호에 만든 '카사 아칸틸라도'

아카풀코에서 북서쪽으로 150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카사 아칸틸라도는 멕시코 해변과 사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팔라파'를 활용했다. 팔라파는 야자수 잎으로 만든 초가 지붕의 개방형 목조 구조물로, 그늘을 만들어주고 환기에도 도움을 준다. 그리고 이 팔라팔 아래로는 공용 공간이 있고, 이 공간에서 주변을 두른 데크와 인피니티 풀로 이어진다.

이 곳의 지형은 가파르고 바위가 많다. 때문에 이 집은 위층 입구에서 들어가도록 설계했다. 각 침실에는 자체 테라스를 갖췄고, 모든 각 침실에서 태평양을 볼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건물에 콘크리트로 만든 두 개의 기하학적 공간 중 일부는 노출 콘크리트 디자인을 그대로 살렸다.

사진 출처,FIELD ARCHITECTURE/ JOE FLETCHER

7. 필드 아키텍처가 만든 미국 캘리포니아주 빅서 해안의 '빅서'

캘리포이나주의 빅서는 태평양 위로 1500m 솟은 산타루치아 산맥을 포함해 약 75마일 정도 이어지는 해안이다. 이곳에 집을 지을 땐 지진 활동과 바람, 겨울의 폭풍, 극심한 온도 변화, 바닷물로 인한 부식, 연간 약 0.3m 속도로 진행되는 침식 등을 고려해야 한다.

 

이곳에 집을 지으려던 건축가들은 부지 탐사 중에 돌로 메워진 계곡을 하나 발견했다. 간헐적 물줄기가 바다로 흘러가던 곳이다. 건축가들은 이곳의 수로 기능을 되살리고 크레바스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유리 다리로 연결된 두 개의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집의 남쪽면 옆에는 돌출벽을 세워 높은 태양으로부터 건물을 보호하게 했다.

사진 출처,RICHARD GASTON/ JACK ARUNDELL

8. 이자트 아룬델이 스코틀랜드 아우터헤브리디스 제도에 만든 '카오찬 나 크레지'

잭 아룬델과 에일리드 이자트는 아우터헤브리디스 제도에 '카오찬 나 크레지'를 지었다. "바위 옆, 작고 조용한 집"이라는 뜻이다. 이 단출한 목조 주택은 주변을 둘러싼 바위이기도 한 선캄브리아기 편마암으로 마감했다. 섬의 동쪽 해안에 있는 해리스 베이에 지운 이 집은 태양의 움직임을 따라갈 수 있도록 창문을 배치한 게 특징이다.

집의 내부 배치는 헤브리디스 제도의 돌과 이탄, '블랙하우스'의 부드러운 형태에서 영감을 받았다. 다소 불규칙하게 보이는 배치는 집터에 원래부터 있던 단단한 암석들을 피하기 위한 설계다. 에일리드 이자트는 BBC에 원래 계획은 거실을 "더 친밀한 느낌을 주기 위해" 가라앉은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캄브리아기 편마암이 거실 터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그 아이디어를 포기했다. 암석을 깨는 데 드는 비용 때문에 당초의 예산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자트는 "계획을 변경하며 더 좋은 디자인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마치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이 집 건축에는 아룬델과 에일리드의 동생이자 가구 제작자인 알라스데어 이자트, 그리고 그들의 친구이자 석공인 댄 맥컬레이가 참여했다. 2022년 1월에 착공에 들어갔고, 1년 6개월간 9차례의 폭풍우를 견뎌낸 후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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