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나무 오두막에 깃든 그리움과 시간의 흔적
아침 햇살이 텐트 사이로 스며들어 눈을 떴다. 밤새 잊고 있던 세상의 소음은 여전히 멀리 있었고, 내 주변을 감싸는 것은 신선한 풀 내음과 상쾌한 공기뿐이었다. 어제 보았던 통나무집들이 햇살 아래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멀리서 보면 그저 평범한 오두막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자 각각의 오두막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했다.
몇 채의 오두막들은 문이 닫힌 채 고요했고, 어떤 오두막 앞에는 빨래가 널려 있는 모습도 보였다. 누군가의 삶의 흔적이 잠시 머물다 간 자리, 혹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작은 삶이 숨 쉬고 있는 공간. 이 오두막들은 단순한 숙박 시설이 아니라, 이 신비로운 섬을 찾아온 이들의 꿈과 휴식, 그리고 그리움을 품어주는 보금자리 같았다. 넓은 잔디밭 위로 흙길과 보도블록 길이 이어져 있었는데,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자연스레 발길이 향하는 곳은 또 다른 공동 시설이었다.
지붕이 있는 개방형 건물은 아마도 야외 취사장이나 휴게 공간일 터였다. 튼튼한 나무 기둥과 시원하게 뚫린 공간은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이 편안하게 소통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한 모습이었다. 그 옆으로는 또 다른 통나무 건물과 작은 오렌지색 텐트가 자리하고 있었다. 오두막들 사이로 난 길은 저 멀리 언덕 너머까지 이어지는 듯했고, 그 너머에는 또 다른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만 같았다.
이곳에 머무는 사람들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왔을까? 저 통나무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가족은 어떤 꿈을 꾸었을까? 자전거를 타고 홀로 여행을 온 나처럼, 각자의 이유로 이 고요한 섬을 찾아와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이곳은 단순한 캠핑장이 아니라,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자연 속에서 치유를 받는 일종의 은신처 같았다. 각 오두막 창문으로 스며드는 빛, 테라스에 걸린 옷가지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푸른 언덕들은 섬의 시간을 더욱 깊고 풍요롭게 만들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공동으로 사용하는 넓은 건물이었다. 내부를 보니 나무 벽과 바닥이 따뜻한 느낌을 주었고, 길고 커다란 식탁과 의자들이 정겹게 놓여 있었다. 한쪽에는 주방 시설이 완비되어 있었고, 창밖으로는 푸른 숲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여행 경험을 공유했을 것이다. 마치 과거의 누군가가 이곳에서 보냈던 행복한 순간들이 공기 중에 남아 희미하게 울려 퍼지는 듯했다. 이곳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고, 자연과 인간을 잇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 오두막과 시설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치 않는, 이 섬만의 아늑하고도 깊은 정서를 그대로 담고 있었다.
2부: 나무 오두막, 삶의 온기
아침 햇살, 얇은 막을 뚫고
텐트 사이로 스며들 때
풀 내음 실은 공기는
세상의 소음을 지운다.
통나무집들, 햇살 아래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문 닫힌 창엔 고요가 깃들고
빨래는 작은 삶을 노래해.
길은 잔디밭 위로 뻗어
삶의 흔적을 따라 흐르고
지붕 아래 열린 공간은
나눔의 숨결이 머문 자리.
커다란 식탁, 나무 벽 아래
희미한 웃음소리 머물고
창밖 숲은 고요히 지켜본다.
모든 순간, 모든 나눔을.
오두막의 빛, 작은 테라스
푸른 언덕에 기대어
시간은 깊고 풍요롭게 흐른다.
영혼의 안식처, 이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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